배터리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과 카이스트(KAIST) 공동 연구팀은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리튬메탈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배터리 시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 대비 주행거리는 약 50% 더 늘리고, 충·방전 효율을 대폭 개선해 1회 충전에 900km 주행, 400회 이상 재충전까지 기대할 수 있는 신기술이라는 평가다. 이번 연구 논문은 과학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게재됐다.
공동연구팀이 개발에 성공한 기술은 흑연계 음극재를 리튬메탈로 대체해,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음극재의 무게와 부피를 크게 줄인 배터리다. 기존 리튬메탈전지는 음극 표면에 리튬 결정체가 쌓이고, 액체 전해액에 의해 지속적으로 부식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었다. 액체 전해액은 전지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며 리튬 이온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공동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붕산염-피란(borate-pyran) 기반 액체 전해액'을 적용해, 충방전시 리튬메탈 음극 표면에 형성되는 수 ㎚(10억분의 1m) 두께의 고체 전해질 층(SEI)을 치밀한 구조로 재구성해 전해액과 리튬메탈 음극 간의 부식 반응을 차단하는 기술을 만들어냈다.
이번 기술은 흑연 소재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흑연 공급망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근창 LG에너지솔루션 미래기술센터장 (부사장)은 "액체 전해액을 사용하는 리튬메탈전지의 대표적인 난제를 해결해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희탁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실현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액체 전해액을 기반으로 하는 리튬메탈전지의 구현 가능성을 가시화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번 LG엔솔 공동연구팀 성과는 최근 확충한 R&D 투자의 결실이라는 평가다. LG엔솔과 카이스트는 차세대 리튬메탈전지 관련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2021년 공동연구센터 FRL(Frontier Research Laboratory)을 설립하고 약 2년 동안 연구를 이어왔다. LG엔솔은 카이스트 외에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UCSD), 독일 뮌스턴 대학 및 헬름홀츠 연구소 등과 FRL을 운영하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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