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한 동물원 호랑이 우리 안에서 다리가 심하게 훼손된 남성의 시체가 발견됐다.
6일(현지시간) 미국 방송 CBS 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펀자브주 바하왈푸르에서 남성 한 명이 야생동물 보호국이 운영하는 한 동물원의 호랑이 우리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히르 안와르 바하왈푸르 정부 고위 관계자는 언론에 "동물원과 굴을 청소하던 직원들이 (호랑이가) 입에 신발 한 짝을 물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직원들이 의심하고 우리 안을 살펴보다 시체를 찾았다"고 밝혔다.
안와르는 "지금까지 우리(정부)의 평가는 이것(남성의 사망이)이 말도 안 되는 일로 보인다는 것"이라며 "분별 있는 사람이라면 호랑이 굴에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굴 뒤에 계단이 있는데 아마도 거기서 뛰어내렸을지도 모르겠다"라고도 덧붙였다.
현장에 출동했던 구조대 관계자는 AFP통신에 "피해자 다리는 상처를 입어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며 "아직 그(숨진 이)가 누구인지, 어떻게 거기에 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발견 당시) 시신은 몇 시간 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현지 법의학 전문가들은 시신 조사에 나선 상태다. 해당 남성은 우리 안에 있던 호랑이 4마리로부터 공격받은 것으로 추측되며, 동물원 측도 직원 중 결원이 없다며 숨진 남성을 외부인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파키스탄 정부는 호랑이 우리의 상태를 잘 관리하지 못한 동물원 직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CBS 뉴스도 "해당 남성의 사망은 인도에서 동물원 사육사가 흑곰에게 공격받아 사망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발생했다"며 "해당 동물원에서 발생한 사건은 직원이 흑곰 우리를 청소하는 동안 실수로 야간 집 문을 열어 둔 탓에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2021년 12월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동물원에서는 20대 청소부가 허가 없이 호랑이 사육장의 외부 담장을 넘어간 뒤 내부 울타리 사이로 팔을 넣었다가, 호랑이의 공격을 받아 중상을 입은 바 있다. 당시 콜리어 카운티 경찰은 청소부가 호랑이를 만지거나 먹이를 주려 했던 것 같다며, 두 가지 행동 모두 허용되지 않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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