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와 USGA는 7일 비거리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골프공 적합성 테스트 방식을 바꾼다고 발표했다. 2028년부터 공인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시속 125마일(약 201㎞)에 발사각도 11도, 스핀 2200rpm으로 공을 쳤을 때 비거리 317야드(오차 3야드)를 넘겨서는 안 된다. 현행 기준에서 스윙 스피드를 5마일 높이고 발사각을 10도에서 11도로 조정했다. 이 기준은 남녀노소, 프로와 아마추어 등 모든 수준의 골퍼에게 적용한다. 2028년 엘리트 수준에 적용하기 시작해 2030년부터 취미 골퍼에게까지 확대한다.
골프공 성능 제한은 지난 3월 처음 제시됐다. 당시에는 프로 선수에게만 적용해 골프공을 프로용과 아마추어용으로 이원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9개월 만에 나온 공식 발표에서는 아마추어까지 모두에게 적용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 기준도 달라졌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프로 선수들이 주로 사용하는 타이틀리스트 프로V1, 캘러웨이 크롬 소프트, 테일러메이드 TP5, 스릭슨 Z스타 등의 대표 골프공이 모두 비공인구가 된다.
미국 골프위크는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면 장타를 치는 남성 아마추어는 드라이버샷에서 10~15야드, 평균 남성 아마추어는 3~5야드 정도 비거리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여성 아마추어의 경우 장타자는 5~7야드, 평균 여성 아마추어는 1~3야드 짧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USGA와 R&A는 “골프공의 반발력이 줄어들더라도 드라이버를 제외한 아이언이나 웨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골프공 성능 제한은 그간 비거리가 빠르게 늘어 골프의 본질이 훼손되고 골프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 때문에 논의됐다. 지난 25년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의 비거리가 약 30야드 늘어났다. 올해 PGA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300야드를 넘는 선수는 98명이다. 이에 맞춰 골프장 전장도 계속 길어지는 추세다. 스콧 랭클리 USGA 선수관계 담당 수석디렉터는 “기술과 운동능력 발전은 멋진 일이지만 스포츠의 장기적인 건강함 및 정체성과의 균형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이 같은 (기술적) 경계를 만드는 데 마찰이 빚어질 수 있겠지만 스포츠가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골프공 성능 제한이 일반 아마추어 골퍼에게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미로 골프를 치는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은 비공인구를 쓰더라도 불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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