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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채권과 리츠를 주목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조기에 금리를 인하할 경우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어서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30년 이상 미국채에 주로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국채 ETF’(TLT)는 지난달 1일 이후 이날까지 14.70%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장기채 수익률의 3배를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 국채 3배 ETF’(TMF)는 53.47% 상승했다. Fed가 내년도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이 퍼지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이날 미국채 10년물 금리(4.114%)는 2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TMF는 국내 투자자에게도 인기를 끈 상품이다. 올 들어 이날까지 총 11억1412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해외 주식이다. 지난달에만 3789만달러의 자금이 신규 유입됐다. 시장금리 추가 하락에 베팅한 서학개미 투자자는 TLT도 지난달 6071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미국 리츠(REITs)도 금리 인하기 유망 투자처로 거론된다. 당초 고금리 장기화로 리츠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 3분기 실적은 이런 전망과 180도 달랐다. 실적을 발표한 미국 리츠의 절반 이상(58%)이 예상 실적을 상향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경우 배당 매력까지 부각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분야별로는 통신기지국, 데이터센터 등 분야가 유망하다는 평가다. 통신기지국 리츠인 아메리칸타워(AMT)는 지난달 초부터 이날까지 18.27% 올랐다. 최근 AMT는 연말 기준 주당 조정배당가능이익을 기존 9.70달러에서 9.79달러로 0.9% 올렸다. 시장 금리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 등의 영향을 받았다. 데이터센터 리츠인 에퀴닉스(EQIX)도 같은 기간 10.78% 상승했다. 데이터센터는 5세대 통신(5G)과 인공지능(AI) 산업 확장의 수혜도 예상된다. 지난 3분기 미국의 데이터센터 임대료는 전년 대비 1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하락으로 리츠의 차입금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글로벌 데이터 사용량 증가 등으로 데이터센터와 통신 인프라 리츠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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