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은 오는 12일 네덜란드에 있는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을 방문한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기업이다. 한국과 네덜란드 정상은 또 반도체 대화체를 신설할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11~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 및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방문에서 윤 대통령은 △동포 만찬간담회 △국왕 내외 친교 오찬 △국빈 만찬 △상·하원 의장 합동 면담 △네덜란드 총리와 단독 면담 △이준 열사 기념관 방문 △비즈니스포럼 △답례 문화행사 등의 일정을 차례로 소화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네덜란드 첨단 장비와 한국의 첨단 제조역량을 결합해 반도체 가치사슬의 상호 보완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며 “정부와 기업, 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동맹 구축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반도체 대화체 신설,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등이 국빈 방문 기간에 이뤄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윤 대통령의 ASML 본사 방문은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강화 관련 일정의 하이라이트”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및 총수들은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페터르 베닝크 ASML 회장 등과 함께 ASML이 내년 출시할 최신 노광장비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한·네덜란드 반도체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ASML이 노광장비 제조 설비를 외국 정상에게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SML의 한국 투자 확대 및 한국 반도체 기업들과의 노광장비 거래 규모 확대 등이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간 회담에서도 반도체가 핵심 의제로 오를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성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판교 사업장에서 주재한 ‘제2차 방산수출전략회의’에서도 “네덜란드 방문 때 예정된 반도체 분야 협력을 통해 방산 수출의 새로운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반도체 동맹 강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 방위산업이 더욱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등 소재·부품·장비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고, 반도체 협력은 방산 역량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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