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고령화 됨에 따라 노인가구의 역할을 조사하는 것은 진화하는 부동산시장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해 졌습니다. 최근 의미 있는 보고서가 캐나다에서 발표됐습니다.
캐나다모기지주택공사(Canada Mortgage and Housing Corporation)가 11월에 발표한 ‘2023년 가을 주택시장 통찰력(Fall 2023 Housing Market Insight)’입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의 부동산 판매 성향은 고령층일 때 최고조에 달하나, 매물이 크게 늘기 위해서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신의 부동산을 판매하는 노인가구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고령층에서만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5세에서 79세의 경우 21.5%만이 본인의 주택을 팔고 있지만 95세에서 99세는 이 비중이 83.5%에 이른다는 겁니다. 따라서 고령층의 경우에도 세분화된 기준을 가지고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나 75세 이상 고령층의 평균 판매비중은 36%에 그쳤습니다. 이 수치는 계속 줄었고, 10년 전과 비교해도 2.7%포인트나 줄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상당한 비율의 노인가구가 자신의 주택을 매물로 등록하는 것을 보려면 몇 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
조사결과에서는 캐나다 가구의 주택 선호도가 나이가 들수록 변한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가구가 우리의 분양 아파트와 유사한 콘도미니엄으로 이사했습니다. 그리고 집을 임대하고, 때로는 생활공간을 축소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집을 판매하려는 노인가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제한적인 범위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예를 들면 2011년 기준으로 65세에서 69세의 노인가구의 12.3%가 콘도미니엄에 거주했는데 2021년에는 17.4%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연령별로도 차이를 보였지만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집을 판 분들이 많지만 콘도미니엄을 산 경우는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예를 들면 60세에서 64세의 연령에서 70세에서 74세의 연령으로 바뀐 분들의 경우 9만2400가구의 집을 팔았지만 콘도미니엄은 2만4700가구나 매입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팔린 집과 구매를 통해 수요가 늘어난 주택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지역별로 차이가 나지만 캐나다의 3대 대도시 중 밴쿠버와 토론토의 가구는 콘도미니엄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습니다. 몬트리올에서는 노인가구가 임대주택으로 더 많이 이동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또한 집을 줄여 나가는 비중은 당연히 늘었습니다. 다만 침실 숫자에 따라 차이를 보였습니다. 침실이 1~2개 있는 경우는 오히려 늘었는데 3~4개는 줄었습니다. 특히 4개 이상의 침실을 보유한 가구의 경우는 2011년 30.6%에서 2021년 27.2%로 가장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캐나다 노인가구, 특히 젊은 노인가구는 기존 주택에 머물고 싶어했습니다. 캐나다 인구가 계속해서 고령화됨에 따라 노인가구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부동산시장에서 그들의 행동을 바로 이해하는 것은 유형별, 규모별 주택시장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비단 캐나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전세계 모든 국가에서 노인가구가 늘어나는데 노인가구들의 주택선택에 대한 요인을 살펴보는 것은 향후 주택정책이나 주택사업을 하는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노인가구는 현재의 주택에 머물 가능성이 큽니다. 캐나다 보고서를 참조하더라도 과거의 예측처럼 주거이동이나 규모 축소는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도 빠르게 늘어나는 노인가구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더욱 필요할듯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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