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쇠에 얼음 큐브를 올려 익히고 고추, 향신료, 파, 고수, 고명 등을 뿌려 만든 음식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에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미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서 포착된 이 '얼음 구이' 요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러한 음식을 취급한 동영상이 2만6000개의 '좋아요'를 받았다고 대만 스트레이츠타임즈가 전하기도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그릴드(구운) 얼음 큐브가 중국에서 인기 있는 길거리 음식이 돼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요리의 가격은 15위안으로, 한화로 약 3000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요리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이를 두고 중국 동북 지방의 특산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요리를 중국 SNS에 올린 한 인플루언서는 노점상에게 "뜨거울 때 먹어야 하냐 아니면 조금 식으면 먹어야 하냐"고 물었다. "뜨거울 때 바로 먹어야 한다"고 답한 노점상 말에 음식을 먹어 본 이 인플루언서는 "아주 맵고 맛이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영상이 인기를 끌자 중국 현지인들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에 나섰다. 중국 하얼빈 표준화 연구소의 한 선임 엔지니어는 "중국 동북권에 얼음 구이 같은 것은 없다"며 "이는 노점상이 조작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지역 출신이라고 밝힌 한 중국인은 "오랫동안 동북권에 살았는데 이러한 요리를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요리가 중세 시대에서부터 전해진 음식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틱톡과 유튜브 등에서는 여전히 관심을 끌기 위해서 이러한 음식이 유행하는 모습이다. 특히 얼음이 뜨거운 불에 녹지 않는 모습이 영상에 보이면서, 누리꾼들의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를 만든 한 인플루언서는 "많은 사람들이 얼음이 녹을지 궁금해하지만 얼음의 크기 때문에 녹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중화권에서는 이러한 요리가 이른바 '여자 음식'(girl dinner) 중 하나라고 해석하고 있다. 중국 청년 문화를 다루는 매체 라디는 이 음식을 두고 '중국판 여자 음식'이라고 가리켰다.
'여자 음식'이란 빵, 치즈, 야채, 팝콘 등 다양한 음식을 각각 섞어 만든 음식으로 틱톡 등 SNS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였으나, 섭식 장애나 과도한 소식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도 '여자 음식'에 대해 다뤘을 정도로 사회적 관심과 걱정을 모으는 주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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