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13시간에 달하는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그는 조사 내내 대부분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송 전 대표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송 전 대표는 13시간여에 걸친 조사를 마치고 오후 10시 7분께 청사에서 나왔다. 그는 앞서 예고한 대로 진술을 거부했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조사 전 과정에 대해 녹화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는 "공직선거법도 6개월이 끝나면 공소시효가 종료되는데 전당대회는 훨씬 비난 가능성이 작고 자율성이 보장된 당내 잔치"라며 "이를 가지고 특수부가 수사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특수부 수사는 후퇴가 없다. B가 안 되면 C라도 잡아서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기소하려는 것이 관행"이라며 "애초에 이 사건을 공공수사부나 형사부에 맡겼다면 충분히 진술해서 종결 처분을 기대할 수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돈 봉투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무소속 윤관석 의원을 언급하면서는 "3선 국회의원을 저렇게 장기간 구속시킬 만큼 그렇게 중대한 범죄냐.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 정도 했으면 풀려날 때가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에 소환을 요구해놓고 묵비권을 행사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에 소환해 달란 것은 협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저를 소환해 빠르게 이 사건을 종결함으로써 주위 사람을 그만 괴롭히란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송 전 대표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점, 진술을 거부하는 등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 증거인멸 우려 등을 고려해 추가 소환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송 전 대표는 "오늘 제 수사가 끝났으니 검찰이 어떻게 처리할지 내부 회의를 할 텐데 그때 가서 대응하겠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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