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한 리포터가 생방송 중 "암으로 자궁을 절제했다"고 분노에 찬 고백을 쏟아내 화제다. 이 리포터는 남성 시청자로부터 "임신했느냐"는 조롱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같이 발언했는데, 현지 네티즌들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캐나다의 방송사 글로벌 뉴스 캘거리의 교통방송 리포터 레슬리 호턴(59)이 지난달 29일 아침 생방송 중 자기 신체를 비하하는 시청자에게 일침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시청자는 광고 시간을 노려 호턴에게 "임신을 축하한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를 확인하고 방송에 복귀한 호턴은 생방송 중 "방금 받은 '임신을 축하한다'라는 이메일에 답장을 보내려고 한다"며 "아니, 나는 임신한 게 아니라 사실은 작년에 암으로 자궁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내 또래 여성들의 모습이다. 만약 당신이 이것 때문에 불쾌함을 느꼈다면, 불행한 일"이라며 "당신이 보내는 이메일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턴은 당시 상황에 대해 "갑자기 이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계획하지도 준비하지도 않았다. 그냥 영혼에서 직접적으로 나온 말"이라며 "이것이 내 모습이고 내 모습에 대해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호턴은 많은 여성 동료들이 종종 이런 모욕을 당해왔다고 했다. 과거에는 이런 이메일을 무시했지만, 이번에는 유독 타격이 컸다고 한다. 그는 "나를 수치스럽게 만들고 나 자신과 내 몸에 대해 나쁘게 느끼게 만드는 것이 의도였다"면서 시청자가 자신이 자궁내막암 진단으로 지난해 자궁 제거 수술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호턴의 분노가 방송에 나간 이후 동료들과 시청자들은 그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글로벌 뉴스 캘거리는 호턴의 영상을 지난 5일 X(엑스·옛 트위터)에 공유했는데, 현재까지 조회수가 400만뷰를 넘었다. 한 X 사용자는 "잘했어요, 레슬리. 당신은 대단하고 이 사람(이메일 발신자)은 야비해요"라고 격려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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