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대부분은 '나이'가 아닌 '말투'를 꼰대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20∼50대 절반은 자신이 '꼰대'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3 꼰대 관련 인식 조사' 결과를 9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을 통해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꼰대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꼰대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를 묻는 말(중복응답)에 '권위적'이라는 응답이 62%로 가장 많았다. '고집이 세다(58.7%)', '말이 통하지 않는다(53.7%)', '참견하기 좋아한다(44.2%)'가 뒤를 이었다.
꼰대인지 알아볼 수 있는 특징으로는 '굳이 안 해도 될 조언이나 충고를 한다'(57.8%), '요즘 젊은 애들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50.7%), '그래도 옛날에 비하면 나아졌다는 말을 종종 한다'(49.5%) 등의 순으로 답이 나왔다.
꼰대 성향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로는 말투(87%)가 꼽혔다. 가치관(75.9%)과 오지랖(74.1%)을 언급하는 경우도 많았다. 다만 나이를 택한 비율은 29.2%로 낮았다. 아울러 '나이가 많다고 다 꼰대는 아니다'라는 데 응답자 93.5%가 동의했다.
또 응답자들은 조직에서 꼰대 성향이 강한 사람의 특징을 묻는 말에 가장 많은 61.3%가 '능력은 없으면서 대접받기를 바란다'를 선택했다. '자기 생각에 대해 강한 확신이 있다'(50.8%), '서열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44.6%)라는 답도 있었다.
다만 '자신보다 더 편하게 일하는 후배를 못마땅하게 여긴다'라는 꼰대 특징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찬성률이 낮았다. 20대와 30대의 찬성률은 74.8%, 71.6%였지만 40대와 50대의 찬성률은 각각 64.0%, 54%였다.
응답자들은 자신이 꼰대가 되는 것에 대해 큰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47%는 '나도 언젠가 꼰대가 될 것 같다'고 말했고, '꼰대가 될까 두렵다'고 답한 비율도 44.8%에 달했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태도를 묻는 말에는 '내 가치관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56%), '잘못된 부분을 고쳐 나가려는 태도'(45%), '나이나 지위로 대우받으려 하지 않는 태도'(44.1%) 등의 순으로 답이 나왔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몇 년 사이 꼰대라는 단어가 부정적 의미로 확장돼 사용되고 있다"며 "자신이 꼰대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평가하고, 검열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평가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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