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개발 인력을 대상으로 한 출장 내부 지침을 이같이 확정했다. 영업 등에 꼭 필요한 예외적 경우를 빼고는 해외 출장을 불허한다는 게 골자다. 구글, 애플 등 해외 빅테크가 주최하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참관을 제한한 게 대표적이다. 한 카카오 직원은 “참관이 주목적인 해외 출장은 당분간 가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개발자 사이에선 이례적 조치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카카오 직원의 출장 횟수와 인원 규모는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당장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지 않겠다는 게 주된 이유로 전해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카카오는 글로벌 사업에 의욕을 보였다.
한국에선 ‘국민 메신저’ 대접을 받지만 해외에선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부터 따라다닌 ‘내수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게 숙원으로 꼽히곤 했다. 하지만 최근 각종 경영 리스크가 악화하면서 글로벌 사업 관련 논의는 쏙 들어갔다.
일부 개발자는 불안함을 토로하는 분위기다. 연구개발이나 기술 학습 등 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하고 독려하던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카카오는 2018년부터 매년 개최해 온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이프 카카오’를 올해 열지 않기로 했다. 이프 카카오는 카카오 전 계열사 개발자가 참여해 기술 역량과 비전 등을 공유하는 행사다. 코로나19 때도 온라인 행사로 전환해 열었지만, 올해는 무기한 연기됐다.
카카오는 고강도 쇄신을 준비 중이다. 김범수 창업자(사진)는 지난달 “모든 서비스와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말까지 가시적인 쇄신 방안을 내놓고 내년부터 본격 시행한다는 목표다.
쇄신안의 큰 그림은 11일 공개될 전망이다. 김 창업자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브라이언(김 창업자의 영어이름)톡’이란 이름의 직원 간담회를 연다. 이 자리에선 최근 회사 상황과 관련한 직원들의 질문을 듣고, 김 창업자가 대답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창업자가 직원과 공식 행사를 열고 소통하는 것은 2021년 2월 창사 10주년 기념행사 후 2년10개월 만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변화와 쇄신 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김 창업자가 직원들 앞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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