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업계에는 난데없는 쿠데타 소식이 전해졌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로부터 축출됐다. AI 상업화에 집중하는 올트먼과 AI 기술의 위험성을 경계하는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 사이의 관점 차이가 배경이었다. 오픈AI 연구진이 개발한 범용인공지능(AGI) ‘큐 스타’가 기폭제가 됐다고. 올트먼은 5일 만에 CEO로 복귀했다. 오픈AI 임직원 770명 중 90%가 올트먼 복귀를 요구하는 서한에 서명하고, 주요 주주들도 여기에 힘을 보태면서다. 오픈AI ‘5일천하’는 ‘AI 기술을 어떻게 규제하고 제도권에 편입할 것인가’라는 실무적 의제만 남기고 종결됐다.
그사이 구글은 차세대 대규모멀티모달모델(텍스트 이미지 영상 음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함께 고려해 서로의 관계성을 학습 및 표현하는 기술) ‘제미니(Gemini)’를 공개했다.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알파고를 탄생시킨 딥마인드 CEO인 데미스 허사비스도 합류해 개발에 참여했다. 아직 정착되지 않은 혼돈과 무질서인 기술시장에서 성장을 도모해야 하는 건 비단 스타트업만이 아니다. 기업이 생존을 통한 존속을 위해 일상적으로 각축을 벌이는 건 본질적으로 기업은 생명체고 사업은 전쟁이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난 다음에도 고려는 계속 이어져나가야 하오. 한데 이미 황제와 백성 간 신의가 무너져 있다면 무슨 힘으로 이 나라를 재건하고 지탱해나갈 수 있단 말이오?” “지금은 부디 이 전쟁에서 이기는 것만 생각하시옵소서. 폐하, 승리하기 위해 치르는 대가가 아무리 크다 해도 패배한 다음에 겪는 고통에는 절대로 미치지 못하는 것이옵니다. 전쟁이란 그러한 것이옵니다. 제아무리 숭고한 가치도 승전에 도움 되지 않는다면 가차없이 버려야 하는 것이옵니다. 그래도 이기기 어려운 것이 전쟁이옵니다.”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에서 강감찬과 현종이 나눈 대화다.
시장 상황이 변하고 상황이 녹록지 않더라도 중요한 건 ‘의식’이다. 해내겠다는 의식만 있다면 못 해낼 것 없다는 마음가짐 말이다. ‘중꺾그마’,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는 말처럼, 저마다의 본질을 지키면서 혹한기를 이겨낼 체력을 다부지게 갖추며 험난한 시기를 이겨내고 있는 모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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