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2313건으로, 올해 1월(1412건)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전달인 9월 거래량(3375건)과 비교해서는 31.5% 줄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연초 기준금리 동결과 대대적인 규제지역 해제, 특례보금자리론 지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4월(3191건) 이후에는 월별 거래량이 3000건 이상을 유지해 오다가 10월 반전했다. 구별로는 광진구가 9월 78건에서 10월에는 38건으로 절반(-51.3%) 가까이 줄었다. 서대문구(-46.5%), 송파구(-44.6%), 양천구(-40.3%), 서초구(-41.1%) 등도 감소 폭이 40%를 웃돌았다.
9월 말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6억~9억원) 대출을 중단하는 등 정책금융이 끊긴 게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최대 5억원까지 지원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받지 않아 주택을 구입하려는 무주택자나 갈아타기 수요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대출을 활용한 투자 수요가 얼어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다른 지역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21.3%로, 작년 7월(21.1%) 이후 1년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서울 거주자가 수도권이나 지방의 아파트를 구입하는 비중도 올 10월 4.8%로, 작년 11월(4.7%) 이후 가장 낮았다.
수도권 분위기도 좋지 않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10월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7234건으로, 1월(4759건)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9월과 비교해 과천 거래량이 56.8% 감소하고, 성남(-46.4%) 구리(-35.6%) 용인(-35.4%) 하남(-31.1%) 등도 거래가 크게 줄었다. 성남 수내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추석 이후부터 매수 문의가 급감하더니 지금은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등이 발표됐지만 물건을 찾는 수요가 드물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내년 1월에는 6억원 이하 주택에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도 중단될 예정이어서 매수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집값도 한동안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01% 내렸다. 지난 5월 셋째 주(-0.01%) 후 29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강남구(-0.05%), 서초구(-0.01%) 등 강남권도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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