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2021년 결혼을 앞둔 차남에게 5000만원을 증여하고 1억7000만원을 대여했다. 2014년에도 5000만원을 증여받은 정 후보자의 차남은 2021년 증여받은 5000만원에 대해선 증여세 485만원을 납부했다. 1억7000만원에 대해서는 2023년 말까지 연 0.6%의 이율로 매달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작성했다. 정 후보자는 차남이 지난달까지 매달 6만5000~10만원의 이자를 정 후보자에게 이체한 내역도 제출했다.
현행 세법은 적정 이자율(올해 기준 연 4.6%)보다 낮은 이자율로 타인에게 돈을 빌려줄 경우 적정 이자와 실제 이자의 차액을 증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후보자 차남의 경우 대여금 총액(1억7000만원)의 4%인 680만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자소득 납부 의무도 발생하는데, 정 후보자의 경우 종합과세 기준인 2000만원 이하기 때문에 채무자인 차남이 원천징수 후 세무서에 납부해야 한다.
정 후보자는 차남과의 대여 계약이 불법 증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상속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에 따라 연이자소득액이 1000만원 이하인 금전 대여는 증여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는 박 의원에게 “차남에게 대여한 금액에 적정 이자율을 적용했을 때의 이자 소득액은 1000만원 이하로, 증여 재산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며 “이자를 받지 않더라도 증여세 문제는 발생하지 않지만, 차용을 명확히 하자는 취지에서 연 0.6%의 이자를 정기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부모·자식 간 증여는 반드시 차용증과 이자 지급 내역, 이자소득 신고 및 소득세 납부가 필요하다”며 “이자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금전 대여도 채무자의 소득 유무에 따라 세무당국이 증여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치밀한 절세 꼼수”라며 “후보자의 논리대로라면 대한민국의 모든 돈 있는 부모는 연 이자 소득 1000만원 이하인 2억5000만원까지 증여세 걱정 없이 빌려줄 수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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