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전자 편집 치료제 개발기업 툴젠 창업자인 김진수 싱가포르국립대 의대 교수는 10일 이렇게 말했다. 크리스퍼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 편집 치료제 카스게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게 세계 제약사에 오래 남을 ‘초대형 사건’이라는 의미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치료제가 없던 유전성 희귀질환, 암 등을 고치게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낫 모양으로 바뀐 적혈구끼리 서로 얽혀 혈관을 막는 ‘혈관폐쇄(VOC)’는 신장·심장질환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겸상적혈구빈혈증 환자는 대부분 이런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환자는 평생 수혈을 받아야 하며, 건강한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게 유일한 치료법으로 꼽힌다.
카스게비 치료는 혈액암 환자들이 많이 받는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과 치료법이 비슷하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교정한’ 자가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방식이다. 이식을 위해 환자 몸속 조혈모세포와 골수를 없애야 해 치료 부담이 크다는 것은 한계로 꼽힌다.
카스게비 개발사들이 시판 허가를 위해 FDA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이렇게 치료받은 환자 31명 중 29명(93.5%)에게 추적관찰 기간 24개월 동안 혈관폐쇄 등 부작용이 생기지 않았다. 약값은 220만달러(약 29억원)다. 평생 한 번만 맞으면 되는 ‘원샷 치료제’지만 상당히 고가다. 각국 정부의 보험 범위에 따라 활용이 달라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올해 3월 미국 특허청은 CVC그룹과 브로드연구소 간 소송전에서 브로드연구소 손을 들어줬다. 툴젠 관계자는 “CVC그룹의 항소로 2심이 진행 중”이라며 “내년 2심 결과가 나오면 미국 특허청이 해당 재판의 승자와 툴젠 간 선발명 여부를 가릴 예정”이라고 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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