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래기술사무국과 미래사업기획단에 이어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 신사업 개발 컨트롤타워를 추가 신설하는 등 새로운 기술과 사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DX 부문에 '비즈니스 개발 그룹'을 새롭게 만들었다. DX 부문의 신사업 발굴을 총괄하는 핵심 기지다.
백종수 부사장이 비즈니스 개발 그룹장을 맡아 신사업태스크포스(TF)장과 겸임한다. 이와 함께 DX 부문 산하 모바일경험(MX)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생활가전(DA)사업부 등 3개 사업부에도 각각 같은 명칭의 사업 개발 조직을 만들었다.
경기 침체로 폴더블폰 등 일부 프리미엄 제품을 제외하고 세트(완제품) 사업 전반이 실적 부진을 겪은 만큼 수요 둔화 등 위기를 타개하고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비즈니스 개발 그룹은 기존에 설치한 미래기술사무국은 물론, 이번 조직 개편에서 신설을 발표한 미래사업기획단과 함께 유기적으로 소통·협력해 시너지를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번 연말 인사에서 대표이사 직속으로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했다. 수장은 '반도체 신화'의 주역인 전영현(63) 삼성SDI 이사회 의장(부회장)이 맡는다.
맥킨지 출신의 정성택 부사장과 반도체 전문가 이원용 상무도 합류했다. 미래사업기획단은 10년 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먹거리 아이템을 발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전자와 전자 관계사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하되,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은 사업 발굴에 집중한다. 10년 후 패러다임을 전환할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8월에는 DX 부문에 미래 신기술과 제품 확보를 위한 미래기술사무국을 꾸렸다. 미래기술사무국장은 김강태 삼성리서치(SR) 기술전략팀장(부사장)이 맡고 있다.
삼성전자가 잇따라 미래 기술과 사업 관련 조직을 만든 것은 기존 사업만으로는 성장 동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바이오 등의 경우 다른 기업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든 만큼,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활로 모색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이재용표' 신수종 사업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재용 회장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며 연일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로 기흥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당부한 바 있다. 이런 기조 아래 최근 삼성전자는 경기 침체와 실적 악화에도 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13조8000억원을 R&D에 투자한 데 이어 3분기에도 7조원을 R&D 투자에 투입했다. 이에 따라 연간 R&D 투자액은 역대 최대 규모였던 작년(24조90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연간 시설투자는 반도체(DS) 47조5000억원, 디스플레이 3조1000억원 등 연간 최대 수준인 약 53조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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