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시장이 호황이다. 코스닥시장 상장 첫날 ‘따따블’(주가가 공모가의 4배)에 성공한 케이엔에스를 비롯해 올 4분기 공모가 대비 2~3배 오른 새내기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500선 박스권에서 횡보하면서 주가 변동이 큰 공모주로 투자자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코프로머티가 불붙인 공모주 열풍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2차전지 자동화 설비 전문기업 케이엔에스가 지난 6일 상장 첫날 30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장일 가격 제한폭이 확대된 이후 처음 등장한 ‘따따블’ 사례다. 앞서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두산로보틱스는 공모가의 3~4배 가까이 올랐다. 와이바이로직스, 그린리소스 등 2배 가까이 수익을 안겨다 준 새내기주도 나왔다.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지난달 17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뒤 기업공개(IPO)시장 분위기가 ‘급반전’됐다는 분석이다.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 경쟁률이 각각 17.2 대 1과 70.0 대 1로 저조해 주가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후 개인들의 투자 자금이 들어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 상장 이후 이달 1일까지 거래대금은 11조5785억원으로 삼성전자(8조2327억원)보다 많았다. 지난 10월 상장한 두산로보틱스도 공모가 대비 대폭 상승하면서 공모주 열기를 이끌었다. 안정환 인터레이스자산운용 대표는 “코스피200지수 특례 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모주 청약 열기도 거세지고 있다. LS머트리얼즈, 케이엔에스 등 최근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 기업에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LS머트리얼즈는 이날 청약증거금이 10조원 넘게 몰렸다. 발행사들도 줄줄이 공모가를 높이면서 연말까지 공모주 훈풍이 불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유통시장이 박스권에 갇히면서 공모주 쪽으로 관심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코스닥 상장 10년 새 최대 예상
IPO시장은 당분간 활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지난달까지 73곳(스팩 제외)이다. 이달 상장 기업까지 포함하면 ‘IPO 붐’이 일었던 2021년(75곳)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닷컴거품’이었던 2002년 153곳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이달에는 LS머트리얼즈, 블루엠텍 등 4곳이 상장해 올해 77개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이익을 내지 못한 기업의 상장을 허용하는 특례상장기업이 34곳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다만 코스피 기업 상장은 2021년 이후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코스피에 상장한 기업은 7곳으로 작년(5곳)에 비해 늘었으나 2021년(16곳)에 비하면 감소했다. 올해는 서울보증보험 등 고금리 영향으로 상장을 연기하는 기업이 나왔다. LG그룹 IT 계열사인 LG CNS와 SK그룹의 환경 에너지 계열사 SK에코플랜트 등이 올해 IPO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기업가치에 대한 이견 때문에 상장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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