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1일 15:3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각국이 화석연료를 점차 쓰지 않게 된다면 결국 수소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 밸류체인을 이끌어나갈 수 있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효진 삼정KPMG 딜어드바이저리6본부장(사진·왼쪽)은 11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내수와 에너지 자립을 위해 필요한 수소 수요에 더불어 한국 기술 노하우를 통해 밸류체인의 강점을 살려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수소 산업은 민간 자본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수소 비즈니스 밸류체인은 크게 생산, 저장·운송, 활용으로 이어진다. 한국은 저장·운송, 활용에 강점이 있는데다 대기업들이 수소 생산까지 추진하는 중이다. 해외 가스전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해 국내에 운송한 뒤 활용하는 LNG 밸류체인과 비슷한 방향으로 가게 된다는 의미다.
김 본부장은 “수소 비즈니스는 결국 과거 우리나라 기업들이 했던 LNG 유통의 발전 과정과 비슷한 모습으로 따라가고 있다”며 “단순히 내수용 수소 공급 차원이 아니라 강점을 갖고 있는 플랜트 건설, 자재, 해저 케이블 등과 결합해 밸류체인을 구성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해외 수소 플랜트를 선점하고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내놨다. 홍민성 딜어드바이저리6본부 인프라팀 파트너(상무)는 “중동이나 호주처럼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곳을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역할이 중요하다”며 “그린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방향보단 과거 우리 철강회사들이 석탄, 니켈 광산에 투자했던 것과 비슷한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정KPMG 인프라팀은 그린 수소 밸류체인과 함께 풍력발전, 전기차를 인프라 분야의 메가 트렌드로 꼽았다. 풍력은 향후 2~3년간 인프라 먹거리로 꼽히는 분야다. 해상 풍력 트렌드는 풍력발전 경쟁입찰 제도가 지난해 시행되면서 바뀌고 있다. 낙찰받게 되면 2~3년 내에 금융조달을 하게 돼 금융권과 연계성이 커질 전망이다. 전남해상풍력은 지난해 풍력 발전 경매를 통해 전력수급계약을 체결한 뒤 금융권에서 6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을 조달했다.
김 본부장은 “풍력 산업은 경쟁입찰 제도 시행과 함께 금융기관이 투자할 수 있는 사업으로 바뀌었다”며 “지난해에 비해 5배 이상 커질 예정이고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인프라 보조금 시장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해오던 인프라 사업자들이 보조금만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 없단 판단에 빠르게 충전소를 설치하고 있는 중이다. 김효진 본부장은 “민간 사업자들이 이제 스스로 리스크를 안고 펀딩을 받아 시장을 확대해나가는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대기업들이 이러한 중견 업체를 인수하면서 볼륨을 키워나가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김효진 본부장과 홍민성 상무는 인프라 전문가들이다. 김 본부장은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0~2017년 한국기업평가에서 인프라 분야를 담당한 인프라 1.5세대로 꼽힌다. 이후 2017년 삼정KPMG로 이동해 인프라 부문을 이끌어왔다. 홍민성 상무는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했다. 2013년 한국기업평가에서 김 본부장과 호흡을 맞췄고 2017년 삼정KPMG에 합류했다. 김 본부장과 홍 상무가 꼽는 삼정KPMG의 강점은 전문성을 바탕에 둔 대규모 인력이다. 삼정KPMG 인프라팀은 업계에서 최대 수준인 40여명에 달하는 인원으로 구성돼 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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