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1일 16:2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조선기자재 전문기업 현대힘스가 내년 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시가총액은 공모가 상단 기준 2244억원을 제시했다. 이번 상장으로 재무적 투자자인 제이앤PE는 2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힘스는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총 870만7000주를 공모한다. 이 중 40%가 구주매출, 60%가 신주 모집으로 구성됐다. 희망 공모가격은 5000~6300원, 총공모금액은 435억~548억원이다.
내년 1월 8~12일 국내외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같은 달 17~18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거쳐 연초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주관업무는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현대힘스는 2008년 6월 현대중공업(현 HD한국조선해양)이 현물출자로 설립한 자회사다. 선박 블록, 선박 내부재, 의장품 도장 등 조선기자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주요 매출처로는 HD현대그룹 내의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등이 있다. 조선 블록 사외 제작사 중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조선업이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343억원, 영업이익 110억원, 순이익 72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만에 작년 매출(1447억원)에 근접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7억원 대비 약 네 배로 늘었다. 올 상반기부터 조선 업황이 개선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그러나 HD현대 계열 조선사의 매출 의존도가 95%로 높은 편이다. 올 3분기까지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의 매출 비중은 95.3%에 달했다. 회사 측은 "조선기자재 산업의 고객은 HD현대 계열 조선사,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대형 조선사 등으로 매출 대상이 한정적이어서 특정 업체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힘스도 당초 3000억원 후반에서 최대 4000억원 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주가자산비율(PBR) 1.69배를 적용해 기업가치를 296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순자산 대비 몇 배로 매매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주가수익비율(PER)과 함께 기업가치 평가 지표로 활용되고 있으며 조선업과 보험업, 은행업 등에 주로 사용된다.
현대힘스는 기업가치에서 24.20~39.84%를 할인해 시가총액을 공모가 상단 기준 2244억원으로 제시했다. 비교기업은 케이에스피, 오리엔탈정공, 세진중공업, 동방선기, 한국카본, 일승 등 6곳으로, 이들의 PBR은 1.02~2.61 수준에 형성돼있다.
재무적 투자자인 제이앤PE는 이번 상장으로 4년여만에 투자금 회수에 나선다. 제이앤PE는 2019년 4월 특수목적법인(SPC)인 허큘리스홀딩스 유한회사를 설립해 한국조선해양으로부터 현대힘스 지분 75%를 약 1000억원에 매입했다. 주당 매입가격은 4500원이다.
공모가가 상단으로 결정되면 제이앤PE의 지분 가치는 1400억원으로 불어난다. 투자금 대비 40% 평가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제이앤PE는 보유 지분의 15.6%인 348만여주가 공모가 상단에 팔리면 220억원을 회수하게 된다.
현대힘스는 신주로 모집하는 200억원을 설비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에 의한 고부가 친환경 선박 발주 증가로 조선기자재 단가 상승과 친환경 선박용 탱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선기자재 사업에서는 선박용 독립형 탱크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친환경 사업에서는 산소·질소 발생기 기술 고도화를 통해 친환경 선박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상장 후 최대주주인 제이앤PE의 지분율은 75%에서 53.75%로, HD한국조선해양의 지분율은 25%에서 21.25%로 줄어들게 된다. 의무보유기간 1년으로 2025년 매각할 수 있다. 상장 후 유통가능한 주식은 공모 물량인 22%로 낮은 편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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