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OECD의 ‘2023년 세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32.0%로 전년(29.8%) 대비 2.2%포인트 상승했다. 국민부담률이 3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부담률은 각종 세금에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여금을 더한 값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것이다. 세금을 GDP로 나눈 조세부담률보다 범위가 넓다.
한국의 국민부담률 상승폭은 OECD 38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국민부담률이 1년 전보다 1%포인트 넘게 오른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노르웨이(1.9%포인트) 칠레(1.7%포인트) 그리스(1.6%포인트) 미국(1.2%포인트) 포르투갈(1.1%포인트) 등 6개국이었다.
OECD는 “2021~2022년 국민부담률이 가장 많이 오른 국가는 한국”이라며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수입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201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높인 데다 고물가로 재화·용역 공급가액의 10%인 부가세 세입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4%로 내렸지만 지난해 거둬들인 법인세엔 개정 사항이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과 OECD 회원국 간 국민부담률 격차도 좁혀졌다. OECD 회원국의 평균 국민부담률은 2000년 32.9%에서 지난해 34%로 1.1%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20.9%에서 32.0%로 11.1%포인트 급등했다. 이에 따라 OECD 회원국과의 차이는 2%포인트로 줄었다.
이번 정부 들어 법인세 등 각종 세제가 정상화되고 세입이 줄어 국민부담률이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의 중기재정전망에 따르면 국민부담률은 올해 31.4%에서 내년 29.3%로 내려갈 것으로 추산된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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