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 계약을 맺은 오타니는 연봉 7000만달러 가운데 6800만달러의 지급 유예에 동의했다. 유예된 금액은 2034년부터 2043년까지 이자 없이 지급된다. 한 마디로 계약 연봉의 97%에 해당하는 금액을 10년 뒤부터 나눠 수령하겠다는 뜻인데, 오타니가 먼저 이런 계약을 구단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타니가 이런 계약서에 사인한 건 다저스가 경쟁 균형세 부담을 덜고 지속적인 전력 보강에 나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오타니의 월드시리즈(WS) 우승 열망이 얼마나 큰 지 보여준다. 오타니는 그동안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서 뛰면서 월드시리즈는커녕 한 번도 가을 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디애슬레틱은 "이러한 계약 구조는 다저스의 현금 운용에 유연성을 더해준다"며 "다저스는 앞으로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 우완 타일러 글래스노우 영입전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런 계약으로 오타니 역시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오타니로서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은 "(오타니가) 최고 세율이 13.3%인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지 않을 때 돈을 받으면 세금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봤다.
연봉 없이도 많은 돈을 버는 오타니의 넉넉한 주머니 사정도 이번 결정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디애슬레틱은 "오타니는 광고와 각종 사업을 통해 연간 500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 시절 달았던 등번호 17번을 그대로 다저스에서도 쓸 수 있을 전망이다. AP통신은 "기존 17번을 쓰던 조 켈리가 99번으로 등록됐다가 현재는 아무 번호도 배정받지 않았다"며 "등번호를 바꾸는 과정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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