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 수가 400만명을 돌파하며 박물관 역사상 최다 관람객 기록을 다시 썼다. 이로서 지난해 전 세계 박물관 방문객 수 5위(아트뉴스페이퍼 조사)에 올랐던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도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박물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13일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늘 오전 10시 30분께 관람객 수가 4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관람객수는 341만명, 종전 최대 관람객 수는 2014년 353만명이었다. 박물관 관계자는 “400만번째 관람객에게 꽃목걸이와 선물을 증정하는 등 관련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올해 관람객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데는 ‘블록버스터급 전시’들의 흥행이 잇달아 성공한 영향이 컸다는 게 박물관의 분석이다. 지난해 개막한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는 올해만 17만명(지난해 합산 32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영국 내셔널갤러리 소장 명화전인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도 36만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박물관은 “겨울방학과 여름방학 성수기에 열린 두 기획전시가 연달아 큰 성공을 거둔 덕분에 전체 관람객이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문을 연 양질의 상설전시들이 큰 인기를 끈 것도 관람객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2021년 마련된 국보 반가사유상 2점의 전시 공간‘사유의 방’을 비롯해 지난해 말 새롭게 단장한 ‘청자실’, 올해 세계문화관에 신설된 ‘고대 그리스·로마실’ 등이 대표적이다. 미술계 관계자는 “‘이건희 컬렉션’ 기증으로 인해 최근 몇 년 새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는데, 마침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양질의 전시를 여럿 개최하면서 관람객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해외 관람객 증가세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박물관의 외국인 관람객은 17만여명. 지난해 7만여명보다 2배 이상 많고,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13만명보다도 30% 이상 증가한 숫자다.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가 한국 순수예술 및 문화재에 대한 관심까지 이끌어낸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물 국외전시 등 홍보 노력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박물관을 찾아 준 많은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박물관이 되도록 앞으로 더욱 내실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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