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같은 번호의 복권을 5만장이나 사서 400억원을 수령하게 된 당첨자가 나오면서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중국 관영 매체인 CCTV를 비롯해 현지 언론들은 연일 복권 '콰이러8'(快?8)과 관련한 보도를 전하고 있다. 콰이러8는 1부터 80까지 숫자 중 최소 1개, 최대 10개까지 숫자를 임의 선택해 숫자를 많이 맞출수록 당첨 금액이 큰 복권이다. 매주 20개의 숫자를 뽑고, 통상 7개의 숫자를 맞히면 당첨금은 8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장시성에서 나온 한 복권 당첨자는 10만위안(한화 약 1830만원)을 들여 콰이러8 복권 5만장을 구매했고, 2억2000만위안(약 403억4360만원)에 당첨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콰이러8과 같은 번호 복권은 중국 내 규정상 한 사람당 1만장만 살 수 있음에도 당첨자는 5만장이나 구매했다는 점, 복권 추첨 방송이 시작하기 불과 2시간 전에 당첨자가 여러 판매점을 돌며 집중적으로 복권을 구매했다는 점을 들며 의혹이 제기됐다.
중국은 1987년 복권 발행 금지령이 해제된 후 복권 산업이 꾸준히 성장해왔다. 스크래치 형 복권과 번호를 맞추는 복권 등 다양한 복권이 존재한다.
지난 2일 공개된 콰이러8 당첨 번호 20개 중 10개를 모두 맞춘 당첨자는 0명이었다. 보너스 번호와 9개 번호를 맞춘 당첨자가 1명 나왔다. 하지만 논란의 당첨자는 7개를 선택하는 옵션을 선택했고, 7개 숫자를 모두 동일하게 맞췄다.
중국 매체에서도 확률적인 계산이나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굉장히 희박한 확률"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중국 매체 시큐리티타임스는 중국 런민대학 부설 중학교 수학 교사이자 유명 교육 블로거인 리용락에게 의뢰한 결과를 전하며 "이 당첨자의 배팅 방법은 매우 이상하고 위험하다"며 "대박을 터뜨리고 싶다면 절대 이런 방식으로 복권에 배팅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CCTV는 "모든 이의 의문을 해소하지 못한 만큼, 제3자의 철저한 조사로 대중에게 설득력 있는 해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당첨자는 "5년 넘게 복권을 사 왔고, 집안 형편도 좋아 복권을 습관처럼 사고 있다"며 "원래 1회 구매 금액이 수천에서 수만 위안에 달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이 도리어 복권 실명 구매제를 촉발하고 있다는 반응도 있다.
현재 중국은 복권 '광풍'이라고 해도 아닐 만큼 복권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태다. 올 10월까지 복권 판매액은 86조 원을 넘어, 지난해보다 53%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인 1인당 평균 복권 구매액은 대략 340위안(약 6만1000원)이었다. 최근 중국의 경기 불황으로 '한방'을 노리는 심리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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