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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은행 웰스파고가 뉴욕증시가 내년 상반기 하락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하며 투자자들이 하락세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맹신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 전반에서 내년 미국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우세한 가운데 하락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웰스파고의 미국 주식 전략책임자인 크리스 하비는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를 하루 앞두고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13일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고금리 장기화를 계속 강조하고 단기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펼치겠다고 시장을 설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이 예상하는 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미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오르며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날 S&P500은 4643.7로 전일 대비 0.46% 상승했다. 최근 21개월 만의 최고치다. 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의미다.
하비는 “시장이 Fed의 통화완화 정책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며 “과신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 미 증시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의 가격 결정력이 약화되고 내년 초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월스트리트에서 ‘공포 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최근 13 이하로 팬데믹 이전 최저치 수준에 가까워졌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변동성지수가 최저치 수준까지 내려가고 나면 이후 변동성이 급등했고, 이는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하비의 설명이다.
하비는 내년 하반기 Fed가 금리 인하를 실제로 시작하고 난 후에 증시가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 투자자들에게 방어주 위주의 투자전략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전날 월가 대표 약세론자인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마이크 윌슨 역시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미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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