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3일 15:1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G그룹의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커피의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이 늦어지고 있다. 회사 측은 이달 초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내년으로 미뤄지는 분위기다. 그동안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의 상장이 번번이 무산된 데다 증권가에서 식음료 업종이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돼 상장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G그룹의 KG할리스에프앤비는 지난 9월 국내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하고 수령한 제안서를 검토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등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회사 측은 이달 숏리스트를 선정하고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연내 주관사를 선정하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제안서 제출 이후 일정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주관사 IPO관계자는 “제안서 제출 이후 답변이 오지 않고 있다”며 “상장이 쉽지 않다고 보는 증권사가 많다”고 말했다.
KG할리스에프엔비가 상장 준비를 시작한 것은 코로나 여파로 급감했던 실적이 최근 개선되고 있어서다. KG할리스에프앤비는 지난해 매출 1359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2021년 1159억원 대비 17.2%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 직전인 2019년 매출 1649억원, 영업이익 154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할리스커피의 상장이 늦어지는 데는 포화한 커피산업의 영향이 크다고 증권업계는 입을 모은다. 할리스커피가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와 경쟁에서 우위를 찾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대형 고가 커피 프랜차이즈는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중저가 커피 업체는 이디야커피, 저가 프랜차이즈로는 메가커피 등이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이다.
국내 커피 전문점 매장 수에 따르면 이디야 커피가 3800곳으로 가장 많고 메가커피가 2200곳, 컴포즈커피가 1800곳, 스타벅스 1700곳 순이다. 할리스커피는 550곳으로 10위권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같은 업종에 선례가 없는 만큼 난도가 높은 IPO로 평가한다. 2021년 투썸플레이스가 비교 기업 선정 등 기업가치 산정에 어려움을 겪어 IPO 추진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 등은 이번에 입찰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할리스커피는 공모 후 시가총액은 3000억~4000억원대를 목표로 내년까지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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