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이 순식간에 악몽으로 바뀐 한 신부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일 결혼식을 올렸다는 새신부 A씨는 지난 12일 방영된 JTBC '사건반장'을 통해 결혼식 당일 웨딩드레스 뒷부분이 뜯어져 신체 일부가 노출되는 사고를 겪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결혼식 당일 그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버진로드를 걸어가며 하객들의 무수한 축하를 받았다. 이때 객석에서 A씨를 바라보던 그의 친구가 웨딩드레스가 뜯어진 모습을 발견했다.
친구가 "뒷부분이 터졌다"고 알리고 나서야 A씨는 상황을 파악했다고 한다. 뒤늦게 드레스를 담당하는 직원(헬퍼)이 와서 수습했지만, A씨는 결혼식 내내 집중하지 못했다고.
결혼식을 모두 마친 뒤 영상을 확인해보니 웨딩드레스는 신부 입장 전부터 뜯어져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웨딩드레스의 다른 부분은 끈으로 고정돼 있었는데, 문제가 발생한 부분만 핀으로 고정돼 있었다.
A씨는 억울한 마음에 업체에 연락했지만, 업체 측은 "확인하고 연락을 주겠다"면서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는 결국 업체를 찾아갔고, 업체 측으로부터 "다른 부분은 끈으로 고정하는데 문제가 발생한 뒷부분은 핀으로 고정돼 있다. 그게 터진 것 같다"며 "요즘 드레스는 핀으로 고정하는 추세"라는 해명을 들었다.
또 업체 측은 처음에는 사과하더니 마치 헬퍼의 잘못인 것처럼 "헬퍼가 우리 소속 직원이 아니다. 억울하다"면서 "요즘 저출산이라 경기가 어렵다. 웨딩업체가 힘들다"고 선처를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웨딩드레스 비용만이라도 보상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업체 측은 "웨딩드레스 비용은 패키지에 포함돼있어 금액을 알려줄 수 없다. 헬퍼랑 얘기할 테니 일단 가라"고 A씨를 돌려보냈다.
현재 A씨와 업체 측은 후속 조치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지열 변호사는 방송에서 "A씨의 정신적 피해가 심각하다. 아무리 우리나라에서 정신적 피해에 대해 직접적으로 보상하는 게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결혼식을 치르는 데 필요한 경비에 못지않을 만큼 정신적 피해를 봤다고 할 수 있다"며 "(업체는) 어려운 거 알겠지만, 드레스값 정도 빼달라고 한 거에서 그칠 수 있을 때, 그 정도 정신적 피해는 드려야 하는 게 도리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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