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조선 등에 쓰이는 185개 핵심 품목의 특정국 수입 의존도를 2030년까지 50%로 낮추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수입 의존도가 평균 70%에 달하고, 일부 품목은 90%가 넘는데 이를 대폭 낮추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2년 만에 요소 수출을 제한하면서 공급망 불안이 커진 가운데 핵심 품목의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185개 품목 가운데 음·양극재, 반도체 소재·희소가스, 희토영구자석, 요소, 마그네슘, 몰리브덴 등 핵심 산업에 필수적이면서도 수급 불확실성이 큰 8대 분야를 ‘공급망 선도 프로젝트’로 정해 별도 관리하기로 했다.
산업부가 이런 대책을 내놓은 건 일부 품목은 특정국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올 1~10월 기준 삼원계 배터리 양극재 원료인 전구체의 중국 의존도는 97%에 달한다. 반도체 소재 중 무수불산은 96.1%, 희토영구자석은 86.4%를 중국에 의존한다. 차량용 요소는 90.3%, 산업 전반에서 활용하는 주요 금속인 마그네슘괴는 무려 99.4%다.
산업부가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입품목 4458개 중 수입액 100만달러 이상이면서 특정국 수입 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을 조사했더니 1719개(2022년 기준)나 됐다. 이 중 54.1%인 930개가 중국 의존 품목이었다. 270개(15.7%)는 일본에서, 146개(8.5%)는 미국에서 50% 이상을 수입했다.
이런 편중을 해소하기 위해 산업부는 분야별 전문가 100여 명으로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185개 품목을 ‘공급망 안정품목’으로 지정했다.
수입처 다변화를 위해서는 해외 인수합병(M&A)과 P턴(특정국 생산거점을 제3국으로 이전)을 지원하기로 했다. 공급망 안정을 위한 M&A 시 인수금액의 5~10%만큼 법인세에서 공제할 방침이다. 아울러 핵심 광물 20종 35개 품목의 비축물량을 두 배(50일→100일분)로 늘린다. 핵심광물 수급 문제가 2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박한신/이슬기 기자 ph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