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은 참가격 조사 결과 바프의 허니버터아몬드 등 견과류 16개 제품, CJ제일제당의 백설 그릴 비엔나(2개 묶음),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체다치즈(20장·15장) 용량이 올해 들어 7.7~12.5% 줄었다고 발표했다. 신고센터에 접수된 제품 중에선 몬덜리즈인터내셔널의 호올스 7개 상품과 연세대 전용목장우유 2개 상품의 용량이 10.0~1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식품·유통업계에서는 “소비자원 발표는 물가 안정에 별 도움이 안 되는 탁상조사”라는 지적이 잇달아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소비자원이 지목한 용량 변동 상품 중 상당수가 서민 주머니 사정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 간식류인 데다가 그나마 부담을 키우는 핵심 품목은 언론 보도를 인용한 발표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용량이 줄어든 37개 상품 중 62.1%(23개)는 바프의 아몬드(19개)와 몬덜리즈인터내셔널의 사탕(4개)이었다. 물가 상승을 체감할 수 있는 김, 만두, 맥주 등은 직접 조사한 게 아니라 언론 보도를 인용해 발표했다.
“소매점 판매가격을 집계하는 참가격에 근거해 식품 제조사를 슈링크플레이션의 주범인 양 몰아가는 게 맞냐”는 지적도 나왔다. A 식품 제조사 관계자는 “같은 제품이라도 비수도권 동네 슈퍼와 수도권 인구 밀집 지역의 대형마트 소비자가격은 다르게 책정된다”며 “참가격에 고시되는 유통사 판매가격은 제조사와 유통사 간 협의에 따라 유통사가 최종 결정하는데, 가격 인상의 책임이 제조사에 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용량 변경 시 식품회사가 소비자에게 알리도록 한 정부 방침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B 식품사 관계자는 “제품을 리뉴얼하거나 특정 유통채널 전용 제품으로 제조하는 경우 기존 제품의 용량과 성분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정부 발표에 맞춰 포장지에 용량 변화를 매번 표시하면 추가 비용이 들 것”이라고 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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