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수험생이 무료로 과외를 해준다던 선생님으로부터 '휴대폰을 많이 했다'는 이유로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수능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간절한 마음에 시작했는데 제 판단력이 너무나 부족했던 것 같다"며 피해 사실을 고백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어머니에게 폭행 사실을 알리며 보낸 메시지를 공개하고 구체적인 폭행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수능이 끝난 후 입시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를 종종 봤다”며 “어느 날 어떤 사람이 무료로 국어, 수학 학습코칭을 도와준다는 글을 올린 걸 보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A씨는 글을 올린 B씨에게 연락했고, 고민 끝에 온라인상에서 만난 낯선 이를 만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해 학습 코칭을 거절했다. 하지만 B씨는 "자신 없으면 개강 전인 2월까지만 해보고 결정하라"고 되레 A씨를 설득했다고.
B씨는 A씨에게 '숙제를 해오지 않으면 체벌하겠다'고 사전에 공지했다고 한다. A씨는 B씨가 내준 숙제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성실하게 했다.
문제는 B씨가 갑자기 A씨의 '휴대폰 검사'를 자처하면서 발생했다. A씨는 "근데 갑자기 B씨가 휴대폰 사용 시간을 검사하더니 '이렇게 많이 사용하는 게 말이 되냐.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 정신 차리기 위해 좀 맞아야겠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이에 겁을 먹은 A씨는 B씨가 내미는 반바지로 갈아입고 무릎을 꿇고 앉아 나무 막대기로 허벅지를 15회가량 구타당했다. A씨는 "저도 제정신이 아니었는지 처음에는 제가 잘못해서 맞았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제 상처를 본 주변 사람들이 '이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A씨는 피멍이 심하게 든 허벅지 사진도 다수 첨부했다.
한편, 학원이나 과외 등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체벌은 아동학대나 폭행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019년에는 한 학원강사가 학부모의 체벌 허락을 받고 나무 막대기로 8세 학원생을 폭행했다가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