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 플레이'로 출전 금지 징계를 받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장타자 윤이나(20·사진)의 복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KLPGA는 14일 정기 이사회에서 윤이나에 대한 징계 감면 안건을 심의한 결과 내년 1월에 개최될 다음번 이사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윤이나는 지난해 KLPGA투어에 데뷔했다. 300야드를 넘나드는 호쾌한 장타와 시원시원한 플레이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7월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에서 생애 첫승까지 올리며 KLPGA투어의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우승 한달 전 대회에서 오구플레이를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선수 활동이 중단됐다. 윤이나는 지난해 6월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15번홀에서 티샷이 러프에 빠졌다. 공을 찾아 플레이를 이어갔고 대회도 마쳤다. 하지만 한달 뒤, 당시 두번째 샷부터 자신의 공이 아닌 것으로 플레이했다고 뒤늦게 자진신고 했다.
이로 인해 같은해 8월 한국여자오픈 주최사인 대한골프협회(KGA)에서 3년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 이어 한 달 뒤에 KLPGA에서도 똑같은 3년 출전 금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오는 2025년 9월까지 KLPGA가 주관 또는 주최하는 모든 대회(투어·시드전·선발전)에 나올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사실상 국내에서 열리는 거의 모든 대회에 출전이 금지된 셈이다.
지난 9월 KGA는 돌연 윤이나의 출전 금지 기간을 1년 6개월로 경감한다고 발표했다. 윤이나를 구제해달라는 탄원 5000여 건이 접수됐고, 미국 마이너리그 골프투어 13개 대회에서 받은 상금을 전액 기부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윤이나 측은 지난 10월 KLPGA에 재심을 신청했고 이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이사회가 열렸다. 일각에서는 KGA의 감면 등으로 KLPGA에서도 징계 기간을 줄여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사회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인 정직한 플레이를 망각한 행동에 대한 징계를 함부로 풀어줘서는 안된다는 반론이 팽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GA와 달리 KLPGA 이사회는 대부분이 선수 출신이다. 윤이나 관련 안건을 기각하지 않고 차기 이사회에서 논의하기로 결정하면서 복귀 가능성의 여지를 남겼다.
KLPGA는 윤이나의 반성 정도와 여론 추이, 현역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해 징계 감면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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