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14일 조각투자 상품을 처음으로 승인했다. 미술품, 한우 등에 대한 권리를 쪼개서 파는 것이 처음으로 법적 효력을 인정받으면서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미술품 조각투자업체인 열매컴퍼니의 증권신고서 효력을 인정했다. 조각투자 상품을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으로 승인했다. 대상은 유명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이다. 열매컴퍼니는 이달 말부터 투자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 초에는 법상 효력을 인정받은 조각투자 상품의 첫 유통이 시작될 예정이다.
조각투자 상품 2호, 3호도 연내 승인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 투게더아트, 서울옥션블루 등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앤디 워홀 작품 등이 대상이다.
금융위원회도 조각투자 심사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투자상품 시대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금융위가 이날 발표한 신탁수익증권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에는 조각투자 상품을 신탁수익증권으로 발행하는 경우와 관련한 심사 기준이 담겼다. 조각투자는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 혹은 신탁수익증권으로 효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현재까지는 미술품·한우 등이 투자계약증권, 뮤직카우와 같은 음악 저작권 상품 등은 금융사에 자산을 신탁하는 신탁수익증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금융위는 '객관적인 가치 측정이 가능해야 한다' '기존 법체계를 우회하면서 형태만 신탁수익증권이 아니어야 한다' '처분이 용이해야 한다' 등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했다. 금융위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만큼 신탁수익증권 형태의 조각투자 상품도 조만간 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사업자들이 준수해야할 기본적인 원칙을 담았다"면서 "사업자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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