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로 꼽혔던 이자벨 아자니가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유죄 판결받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파리 형사법원은 14일(현지시간) 아자니에게 탈세와 돈세탁 혐의 등을 적용해 징역 2년 형의 집행유예와 25만 유로(약 3억500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아자니는 2016년과 2017년 포르투갈에 거주한다고 허위로 신고하고, 200만 유로(28억4000만원)의 기부금을 대출로 위장했으며 신고하지 않은 미국 계좌를 통해 12만 유로(1억7000만원)를 송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런 방식으로 아자니는 소득세 23만6000유로(3억3000만원)와 부동산 판매세 120만 유로(17억여원)를 탈루했다는 게 세무 당국의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자니의 행동은) 세무 당국을 속이려는 의도가 명백했음을 보여주며, 조세 제도하에서 시민들 간 평등을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라며 "아자니는 부인할 수 없는 재능을 가진 배우이지만, 그 역시 납세자다"고 지적했다.
아자니는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선고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법원은 그가 재판에 출석할 의사가 없다고 보고 그대로 선고했다.
아자니 측 법률대리인은 "아자니는 결백을 주장해왔다"며 "아자니가 법 앞에서 더 유리한 대우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덜 유리한 판결을 받아야 할 이유도 없다"면서 유명세 때문에 더 가혹한 판결을 받았다는 취지의 말과 함께 항소 의사를 밝혔다.
아자니 역시 이날 판결 소식이 알려진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진실은 느리지만 절대로 멈추지 않는다"는 에밀 졸라의 말을 게재하며 자신의 억울함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아자니는 1970년 영화 '작은 숯장사'로 데뷔했고, 아름다운 얼굴과 광기 어린 연기로 호평받으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배우'라는 찬사를 받았다. 1981년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프랑스의 오스카'라 불리는 세자르영화제에서 4차례 여우주연상을 받을 만큼 프랑스 영화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1997년엔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