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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가 전체 직원의 4분의 1을 해고한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 10월 보행자가 다른 차량에 치인 후 크루즈 자율주행차에 의해 20피트(6m)를 끌려간 사고의 여파다. 현재 운행을 중단하고 있는 크루즈의 공백기가 장기화하면서, 자율주행택시(로보택시) 산업도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로이터 등에 따르면 크루즈는 성명서를 내고 전체 직원 3800명 중 24%인 9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해고된 직원은 내년 2월까지 급여를 받고, 추가로 8주간의 급여와 근속기간에 따른 퇴직금 받게 된다. 크루즈 측은 “상업 운영과 관련해 보다 신중한 계획 추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샌프란시스코 일부 지역에서 제한된 시간대에 시범운행을 한 크루즈는 지난 8월 24시간 운행면허를 발급받아 본격적인 상업운행에 나섰다. 하지만 이후 소방차, 구급차 등 긴급출동차량의 운행을 방해하고, 갑작스러운 운행 중단, 크고 작은 사고 등으로 인해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운행시간을 저녁 시간대로 바꾸고, 운행 대수도 절반으로 줄였지만 지난 10월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사업 규모 축소에 나서면서 직원 감축에 나선 것이다.
크루즈는 “회사의 목표가 완전 무인 L4 서비스를 개발해 차량 호출 서비스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서비스 재개 시점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크루즈의 사업이 위축되면서 이 회사와 함께 로보택시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웨이모가 사실상 완성을 거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웨이모는 구글의 자회사로 로보택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크루즈와 함께 운행면허를 발급받은 뒤 현재도 큰 문제없이 영업하고 있다.
로보택시 시장의 대표적인 두 업체인 웨이모와 크루즈 중 크루즈가 사업 위기에 봉착하면서, 당분간 로보택시 산업 성장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보택시에 대한 안전성과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크루즈의 사업이 흔들리는 틈을 다 웨이모가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로보택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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