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이 낮고, 인구가 통계청의 저위 추계(2021년 기준) 수준으로 감소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2020년대 2.0%에서 2030년대 0.5%, 2040년대 -0.3%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래프를 보면 2033년께 0%대 성장이 시작되고 2042년부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된다.
이는 기존의 성장전망 연구에서 2050년께 역성장 또는 0% 무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본 것에 비해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최악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이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통계청이 업데이트한 인구 추계를 보면 기본 추계 수준이 2021년의 저위 추계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생산성 악화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인구 감소와 맞물려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부원장은 생산성과 인구 상황별 시나리오에 따라 성장률 둔화 속도가 조정될 수 있다고 봤다. 높은 생산성을 가정한 시나리오에서 성장률은 2020년대 2.4%, 2030년대 0.9%, 2040년대 0.2% 등으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성장률 둔화는 피할 수 없지만 최악 시나리오에 비해 약 0.5%포인트 높은 수준은 유지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시나리오가 한국의 성장률이 향후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초저성장 국가가 될 것이냐 역성장 국가가 될 것이냐 정도만 다르다. 이는 1970~1980년대 한국의 급성장기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았던 것은 1980년대였다. 이 기간 한국은 연평균 9.5% 성장했다. 이후 성장률은 10년마다 2~2.5%포인트씩 하락하며 2010년대에는 2.9%로 낮아졌다. 코로나19 기간인 2020~2022년에는 2.1%를 기록했다.
1990년대에는 노동투입이 둔화되며 성장이 제한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에는 자본투자 부진이 성장률 하락을 주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생산성 정체가 성장률 하락의 주요인으로 제시됐다.
1971~2022년 52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6.4%다. 자본투입의 기여도가 3.4%포인트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노동투입과 생산성은 성장률에 각각 1.4%포인트, 1.6%포인트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본의 경제성장 기여도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 중심의 자산 축적 흐름이 무형자산 중심으로 전환돼야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한국의 GDP대비 건설자산 비중은 2018년 이후 증가세다. 조 부원장은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는 상황에서 대규모 신도시 개발은 신중해야한다"며 "재건축 활성화, 도시재생 등을 통한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일회성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평가를 강화해야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해선 '전방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조 부원장은 "다양한 인구감소 대책이 나왔지만 추세를 반전시키는 데 효과가 없었다"며 "가치관, 취업, 결혼, 출산, 교육, 주택마련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방안을 수립해야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나눠 지출하는 방식을 점검해 적합한 지출구조를 찾아야한다고 덧붙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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