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피벗 예고에도…노르웨이 "금리 인상" 한은·ECB는 "긴축 유지"

입력 2023-12-15 18:14   수정 2023-12-16 01:59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 예상보다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나왔지만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은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하는 데 대해 잇달아 경계 메시지를 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BOE), 한국은행 등은 “물가가 완전히 잡힐 때까지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고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오히려 금리를 인상했다.

14일(현지시간)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연 4.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통화정책이사회 후 기자회견에서 “ECB 이사들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대해선 아예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초 임금 등 주요 데이터를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금리 인하를 생각하긴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는 13일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에 비해 긴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파월 의장은 “긴축 정책의 수준을 언제 되돌리는 게 적절하겠느냐는 질문이 (FOMC) 회의에서 논의됐다”며 금리 인하 논의가 시작됐음을 알렸다. 이후 시장에선 주가가 오르고 국채 금리가 크게 하락하는 등 큰 폭의 변동성이 나타났다.

BOE도 ECB와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BOE가 ECB와 같은 날 통화정책위원회를 열어 연 5.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금리 인하에 대해 “논의가 없었다”고 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심지어 이날 연 4.25%인 정책금리를 연 4.5%로 인상했다. 동결할 것으로 본 시장 예상보다 긴축적 행보를 보였다. 이다 볼덴 바체 노르웨이 중앙은행 총재는 “경제가 식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은도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하고 나섰다. 14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브리핑에서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금융통화위원회는 금리 인하와 관련한 논의는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 장기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정책 방향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하반기에 기준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재준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상반기에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근거가 별로 없다”며 “미국이 금리를 내린 뒤 하반기에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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