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는 한 호텔의 의뢰로 투숙객에게서 수건 재사용을 유도할 효과적 메시지를 고심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였다. 치알디니는 실험을 통해 ‘환경보호를 위해 수건을 재사용해주세요’보다 ‘70%의 손님이 수건을 재사용하고 있습니다’는 메시지를 사용했을 때 수건 재사용률이 더 높아졌다는 것을 밝혀냈다.
<집단의 힘>은 이처럼 ‘개인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집단의 힘’을 탐구한다. 저자는 조직심리학자인 박귀현 호주국립대 경영학과 부교수로, 산업 및 조직 심리학과 조직행동을 주로 연구해왔다. 저자는 집단의 힘이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해야 팀이나 조직 구성원들이 토론할 때 의견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의사결정 과정이 산으로 가는 걸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은 “집단심리학은 우리가 대세에 쉽게 휩쓸려가지 않고 분별력을 가지도록 불을 깜박여 주는 신호등 같은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개인의 결정이 결국은 집단의 결과물이라는 도식은 만들지 않는다. 단지 개인 심리와 집단 심리를 구분하고, 집단이 개인에게, 개인이 집단에 미치는 영향을 아는 것만으로도 좀 더 분별력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이 보다 혁신적으로 협력적인 팀을 운영하고 싶어 하는 리더에게 실용적인 지침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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