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한 이정후(25)가 자신을 '바람의 손자'라고 소개했다.
샌프란시스코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라클파크에서 이정후의 입단식을 열었다. 기존에 한국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 소속이었던 이정후는 구단 관계자와 현지 취재진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팀에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면서 메이저리거로서 포부를 밝혔다.
이정후는 이날 "내 이름은 이정후이며 한국에서 온 '바람의 손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의 찰스 존슨 구단주, 래리 배어 사장, 파한 자이디 사장, 피트 푸틸라 단장, 그리고 에이전트 보라스를 차례로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정후는 "저는 이곳에 이기러 왔다. 팀과 동료들, 그리고 팬들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며 "레츠 고 자이언츠"라고 승리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영어로 인사를 마친 이정후는 자이디 사장이 건넨 샌프란시스코 모자와 유니폼을 착용했다. 유니폼 상의 뒤에는 'J H LEE'와 '51번'이 박혀 있었다. 이정후는 키움 히어로즈 시절부터 등번호 51번을 사용해왔다.
이날 행사에는 아버지인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와 어머니 정연희 씨도 참석했다. 이정후는 "빅리그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가면서 이종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메이저리그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이정후와 이종범 전 코치가 한국 야구 대표팀에서 뛰던 시절 사진을 나란히 올려 "KBO 리그 최초의 부자 최우수선수(MVP) 듀오는 멋진 별명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에 대해 "KBO 전설인 그의 아버지 이종범의 별명이 '바람의 아들'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이 담긴 게시물을 게재했다.
미국 현지 언론들도 두 사람의 관계에 주목했다.
엠엘비닷컴은 이날 두사람을 "2세대 스타인 이정후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야구 스타의 길을 걷고 있다"며 "그는 '바람의 아들'로 알려진 한국의 전설적인 유격수 이종범의 아들이다. 이정후는 아버지에 대한 오마주로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정후는 현역 한국 최고 타자로 평가받는다. 2017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한 이정후는 '이종범의 아들'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올해까지 총 7시즌 동안 통산 88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에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69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을 기록하며 실력으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KBO리그 통산 타율(3000타석 이상) 1위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와 타격 5관왕(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을 차지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한 해외 진출 자격을 갖춘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약 1474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한국 선수 중 최고액이다.
이전까지 최고 금액은 2013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의 6년 3600만달러(약 469억원)였다. 또한 이정후의 절친한 선배로 알려진 김하성이 2021년 샌디에이고와 한 4년 2800만달러(약 365억원)보다도 연평균 보장액이 높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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