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구구조가 '최악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화하는 상황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도 확연하다. 38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장래인구 모든 분야에서 1위 또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0~2060년 인구추계'에서 2022년 합계출산율로 중위추계 1.37명, 저위추계 1.00명을 각각 전망했다. '2015~2065년 인구추계'에서는 2022년 출산율을 중위추계 1.26명으로 하향조정했지만, 저위추계에서는 1.09명으로 오히려 높여 잡았다. 2022년 출산율은 0.78명으로 집계돼 가장 비관적인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출생아수도 비관적인 경로를 따라갔다. 2010~2060년 인구추계에서 2022년 출생아수를 중위추계 45만명, 저위추계 32만명으로 예상했다. 2015~2065년 인구추계에서는 2022년 중위추계 41만1000명, 저위추계 35만1000명으로 각각 조정했다. 하지만 2022년 출생아는 24만6000명에 그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조차 크게 밑돌았다.
반면 고령화 추세는 예상 범위를 뛰어넘어 가파르게 진행됐다.
2010~2060년 인구추계에서 2022년 65세 이상 연령층이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저위추계 17.1%, 중위추계 17.2%, 고위추계 17.3%로 각각 예측됐다. 2015~2065년 인구추계에서는 2022년의 65세 이상 비중으로 중위·저위 17.2%, 고위 17.1%를 내다봤다. 2022년 실제 수치는 17.4%로 더 높았다.
출산율 저점은 가장 늦은 전망치가 현실화하는 흐름이다.
2010~2060년 장래인구추계에서 출산율이 2011년 1.20명(중위 추계)으로 바닥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위 추계 저점은 2026년 0.99명이었다. 2015~2065년 장래인구추계에서도 2016년 출산율이 1.18명(중위 추계)으로 저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됐다. 저위 추계 저점은 2025년 1.07명이었다.
중립 전망에서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제시했지만, 모두 크게 빗나갔다. 이번 2022~2072년 인구추계에서도 중위 저점으로는 2025년 0.65명, 저위 저점으로는 2026년 0.59명을 각각 제시했다.
저출산·고령화는 다른 주요국들과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번 통계청의 '2022~2072년 장래인구추계'와 유엔(UN) 세계인구전망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연령 구성·부양비·출산율·기대수명·인구성장률 등 모든 부분에서 1등과 꼴등을 번갈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OECD 38개국 기준으로, 한국의 출산율은 2022년(0.78명)부터 2072년(1.08명)까지 최하위다. 출산율 1.0명을 밑도는 국가로는 한국이 유일하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의 비중은 2022년 71.1%로 38개국 중 가장 높지만, 2072년에는 45.8%로 유일하게 50%를 밑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72년 47.7%까지 치솟으면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게 된다. 2072년 한국을 제외하고 고령자 비중 40%를 웃도는 국가는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기대수명은 2072년 91.1세로 가장 오래 사는 국가가 된다. 그러다 보니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인구는 2022년 40.6명으로 가장 낮은 수준에서 2072년 104.2명으로 1위가 될 전망이다.
2067~2072년 인구성장률에서는 우리나라가 -1.3%로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1.0%대 수치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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