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뉴 노멀’로 통했던 고금리가 점차 막을 내릴 전망이다. 금리 인하 속도와 시기에 대해선 여전히 전망이 분분하다. ‘산타랠리’가 왔다고 하지만 섹터와 종목별로 온도 차는 크다. 올 연말은 그 어느 때보다 재테크 전략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할 시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과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등에 투자 상품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 지난 13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금리 인하를 공식 시사한 이후부터다. Fed는 내년 금리 중간값을 연 4.6%로 예상했다. 현재 수준에 비해 0.75%포인트 낮다. Fed는 통상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한다. 내년엔 금리가 세 차례 인하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통화 긴축이 끝나는 시기에 유망한 주식으로 바이오·기술 등 분야 성장주가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성장주는 현재 매출보다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따진다. 일단 투자를 먼저 하고 나중에 결실을 거둬들이는 구조여서 외부에서 빌린 자금이 많다. 금리가 낮을수록 이자 부담이 작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기업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가장 대표적인 업종은 바이오주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업종은 큰 매출이 발생하지 않거나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이 많다”며 “금리가 낮아질 때 가장 주가 수혜를 본다”고 설명했다. 상당수 기업은 조정을 거쳤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8월 주당 100만원을 넘긴 뒤 2년 이상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휴젤, 유나이티드제약 등도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이후 조정받았다.
인공지능(AI)·플랫폼 기업도 저평가된 성장주로 거론된다. 대표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엔 이미 투심(투자심리)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 달간 주가가 각각 11.33%, 13.9% 올랐다.
성장주에 대해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기업이 혁신을 이뤄 실질적 성장을 달성하기까지 필요한 기술적 부담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며 “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재료보다 기업 자체의 경쟁력 등을 따져 종목을 압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츠주는 올 상반기까지 고금리 장기화에 줄곧 내리막을 탔다. 일부는 공모가(5000원) 이하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에 앞서 유망 리츠주를 사두면 주가 차익과 배당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안정화되면 리츠주 상승 여력이 높다”며 “주요 리츠는 고배당 신규 자산을 편입하고 기존 자산을 매각하는 등 배당 여력을 높이고 있어 내년 배당금 규모가 같거나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츠주를 고를 땐 투자 자산을 따져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해외 오피스 시장은 공실률이 높고, 국내 부동산 일부도 자산 가격이 회복하지 않고 있어 수익률이 저조해서다. 지난 한 달간 ESR켄달스퀘어리츠 주가는 9.24%, KB스타리츠는 8.88% 올랐다. 신한알파리츠는 5.98%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SK리츠와 이리츠코크렙 상승폭은 각각 0.75%, 0.4%에 불과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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