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50% 오른 비트코인…"내년 상승은 글쎄"

입력 2023-12-17 18:02   수정 2023-12-18 01:01

JP모간은 현물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이 시장 기대만큼 비트코인 상승세를 이끌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4일 CNBC에 따르면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JP모간 연구원은 고객 메모를 통해 “내년 암호화폐 시장에는 신중한 입장”이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물 비트코인 ETF를 내년 초 최종 승인하면 투자자 사이에선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모습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17일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4만1997달러로 올 들어 155% 넘게 올랐다. 파니기르초글루 연구원은 “2021년 강세장과 비슷한 과매수 구간에 도달했다”며 “해당 ETF의 최종 승인 시 시장 반응은 현재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종 승인 시점엔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비트코인 ETF가 기관투자가 등으로부터 새로운 자본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기대하며 비트코인 강세장이 연출됐다. 하지만 파니기르초글루 연구원은 “신규 자본이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하는 대신 기존 자본이 비트코인 신탁, 비트코인 선물 ETF, 채굴 주식과 같은 다양한 비트코인 상품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암호화폐업계는 비트코인 ETF 상품의 승인 시기를 내년 초로 예상한다. 블룸버그의 제임스 세이파트와 에릭 발추나스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내년 1월 10일 안에 승인될 확률이 90%”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 연방 항소법원의 판결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항소법원은 지난 10월 “비트코인 투자 펀드인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신탁(GBTC)에 대한 현물 ETF 전환 신청을 거절한 SEC 판단이 부적절하다”고 결론 내렸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도 “과거에는 수차례 반려했지만, 현재는 법원 판결을 토대로 8~12건의 현물 BTC-ETF 신청서를 ‘새로운 시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JP모간은 “암호화폐는 시세 조작에 취약하고 투자자 보호 조치가 미약하기 때문에 SEC의 비트코인 ETF에 대한 시선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겐슬러 위원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업계가 증권법, 자금 세탁 등의 법률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안상미/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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