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핵심부에선 ‘한동훈 비대위’로 사실상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원장 인선에) 시간을 많이 끌 생각은 없다”고 밝혀 관련 결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지난 15일 의원총회에서 친윤계를 중심으로 나온 한 장관 옹립 주장에 상당수 의원이 호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당시 친윤계는 한 장관이 보수진영의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데다 신선함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친윤 핵심 의원들은 18일 열리는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앞두고 주말 동안 한 장관이 비대위를 맡아야 하는 당위성을 거론하며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는 소속 의원과 원외 시·도당위원장 및 원외 당협위원장 227명이 모두 참석해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한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은 ‘그렇지 않아도 수직적인 대통령실과 여당의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검사 출신인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의원은 중도 확장성이나 정치 경험 등을 내세워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 전 의원, 권영세 의원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주말 사이에도 갑론을박은 이어졌다. 하태경 의원은 17일 한 장관에게 비대위원장보단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재형 의원도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면 마치 구세주처럼 당을 위기로부터 구해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비대위원장은 수직적 당정관계를 극복해 대통령실과 원활히 소통하면서도 해야 할 말은 제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
여당 출신 광역지방자치단체장들도 논쟁에 가세하며 논란은 확산하는 분위기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정치 경험이 많고 큰 판을 다뤄본 사람을 영입해야지 윤 대통령 아바타를 다시 당 대표로 만들어본들 그 선거가 되겠냐”고 꼬집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