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현직 회장, 후임선정 과정서 빠진다

입력 2023-12-17 18:43   수정 2023-12-18 01:20

포스코그룹의 현직 회장은 앞으로 후임 회장 선출 과정에 관여할 수 없게 된다. 연임 때 현직 회장을 우선 심사하도록 하는 규정도 폐지된다. 이른바 현직 회장의 ‘셀프 연임’을 사실상 차단하는 쪽으로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와 규정이 새롭게 바뀌는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가 가동 중인 선진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는 19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리는 이사회에 이 같은 내용의 개선안을 제출한다. 이사회는 이 안을 심사하고 의결할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3월 최정우 회장의 지시로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팀을 구성했고, 팀은 글로벌 선진 사례를 반영해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했다. TF는 지난주 사외이사 등에게 사전 보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TF가 만든 안은 CEO 승계카운슬에 당연직으로 들어가 있는 현직 CEO를 제외한다.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 절차는 CEO 승계카운슬이 후보군을 발굴해 CEO후보추천위원회에 전달하면, CEO후보추천위원회가 이 중 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을 거친다. 사실상 후보군을 정하고 회장 선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CEO 승계카운슬 멤버는 현재 이사회 의장과 이사회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사, 그리고 현 회장 등이다. 개선안은 CEO 승계카운슬의 당연직 멤버인 현 회장이 빠지도록 했다.

TF는 ‘현직 회장 우선 연임에 관한 심사 규정’도 개정한다. 현재는 현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 경쟁자 없이 이사회가 자격심사를 CEO후보추천위원회에 의뢰하고 7명의 사외이사로 꾸려진 CEO후보추천위원회가 최종 결의하면서 선임을 마무리한다. 이 때문에 ‘셀프 연임’에 유리한 구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개선안은 현 회장의 우선 연임에 관한 규정을 폐지하고 연임 의사를 밝힐 경우 다른 후보군과 동등하게 경쟁하도록 했다.

이번 개선안은 이사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최 회장이 직접 지배구조TF를 지시했고, 이사들에게 해당 안을 먼저 설명한 만큼 명분과 동의 절차가 마무리됐다는 설명이다.

이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하면 최 회장은 즉시 연임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연임하려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석 달 전인 이달까지 입장을 표명해 이사회에 전달해야 한다. 2018년 7월 포스코그룹 회장에 오른 최 회장은 2021년 3월 연임해 5년5개월째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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