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17일 “글로벌 통상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과 에너지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이날 장관 지명 직후 산업부를 통해 낸 소감문에서 “우리 경제와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의 첫 통상교섭본부장으로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등을 진두지휘한 국제통상 전문가다. 에너지·산업정책과 관련해서는 이렇다 할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 위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 한국전력 재무구조 악화, 원전 생태계 복원 등 산업 분야 난제를 맞이하게 됐다. 3개월 만에 수장이 교체된 산업부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는 일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안 후보자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국제통상 전문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학과 교수 등을 지내며 오랜 기간 학계에서 국제통상을 연구했다. 외교통상부 자유무역협정(FTA) 민간자문위원, 산업부 무역위원회 비상임위원 등으로 활동한 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맡았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에서도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맡아 활약한 뒤 같은 해 5월 현 정부 첫 통상교섭본부장에 임명됐다.
통상교섭본부장에 임명된 뒤론 미국의 IRA 및 반도체지원법(반도체법) 등 주요 통상 현안 대응에 힘썼다. IRA의 경우 법안 틈새를 공략해 리스 판매 전기차도 미국의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국내 기업의 숨통을 틔워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 후보자는 소감문에서 “국내외 역량을 결집해 수출 성장세를 확고히 하고 폭넓은 통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해 기업의 이익과 경제 안보 강화를 위한 통상 정책을 펼쳐가겠다”고 말했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선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에너지 정책으로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공고히 하고 미래를 위한 탄소중립 실현에 철저히 대비해 가겠다”고 정책 방향을 밝혔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투자 환경을 조성해 한국을 첨단 전략산업의 글로벌 투자·기술·인력 허브로 만들겠다”고 했다.
방문규 장관이 지난 9월 취임한 지 석 달도 안 된 상황임에도 또다시 장관이 교체되는 것이어서 산업부 내부는 어수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안 후보자가 장관으로 취임하면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 일도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안덕근 후보자는
△1968년 대구 출생
△대구 덕원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학과 교수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
△산업부 무역위원회 비상임위원
△산업부 TPP 전략포럼 의장
△KOTRA 비상임이사
△한국국제통상학회장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회 위원장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