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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 기술주로 꼽히는 7개 종목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엔비디아·테슬라·메타)의 영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매그니피센트7' 주가는 무려 75% 급상승했다. S&P500에 속한 나머지 493개 기업의 상승률은 12%에 그쳤다. 이는 S&P500 지수 전체 상승률인 23%보다 낮은 것이다.
골드만삭스 집계 기준 '매그니피센트7'가 전체 S&P500에서 차지하는 시가 총액은 약 30%에 달한다. 미국 증시 상위 7개 종목이 전체 지수의 움직임을 좌지우지 하는 셈이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액티브주식 부문 대표는 "광범위한 기업군을 대표해야 하는 S&P500 지수의 특징을 생각하면 놀라운 수치"라고 말했다.
매그니피센트7은 전 세계적으로도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세계 주요국 증시를 포괄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의 세계지수(MSCI ACWI)에서 '매그니피센트7'의 가중치는 일본, 프랑스, 중국, 영국의 모든 주식의 가중치를 합친 것보다 더 크다고 WSJ은 전했다.
매그니피센트7 주가가 급등한 배경은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월스트리트를 강타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가운데 경제 지표 호조로 인해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기술주 투자 매력이 커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올해 55% 상승했으며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애플은 같은 기간 주가가 52% 올랐고 6월에는 미국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세 배 이상 상승해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었다.
아마존, 알파벳, 메타, 테슬라의 주가 역시 많이 올랐지만 2021년 최고가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기술주 강세가 내년에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술주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어서다. 그동안 주가가 부진했던 산업, 소재, 운송 등 섹터가 더 나은 성과를 거둘 것이란 분석이다.
레이몬드제임스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매트 오튼은 "달러 약세와 금리 하락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선별적인 소형주와 신흥국에 대한 포지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오랫동안 작동하지 않던 것들이 마침내 다시 작동하기 시작하는 조금 더 정상화된 시장 환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역시 신중한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리퍼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기술주 중심 펀드에 약 41억달러가 유입됐는데, 이는 2022년 같은 기간(약 79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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