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60·사진) 전 민주당 대표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18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10시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이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한다.
법원은 양측이 낸 기록과 법정에서 내놓은 주장을 충분히 검토한 뒤 이날 밤늦게 또는 19일 새벽 구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사 결과에 따라 검찰과 송 전 대표 중 한쪽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영장이 발부되면 수사에 한층 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되고, 송 전 대표는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영장이 기각된다면 정치적 기획수사란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수수 의원 수사도 급제동이 걸리는 반면, 송 전 대표는 기사회생해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정당민주주의와 선거의 불가 매수성(돈으로 매매할 수 없는 성질)을 침해하는 대규모의 금권선거이자 공익법인을 외곽조직으로 변질시켜 불법 정치자금 창고로 활용한 정경유착 범행'으로 규정, 혐의의 중대성을 부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송 전 대표가 지난 4월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하기 전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폐기하고, 차명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건 관련자들과 접촉해 수사 상황을 파악하는 점 등을 근거로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면서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국회의원 교부용 돈봉투 20개를 포함해 총 6650만원을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본부장들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가 적용됐다. 이를 위해 스폰서로 지목된 기업가 김모씨, 무소속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송 전 대표가 각각 부외 선거자금 5000만원, 1000만원을 받았다는 게 검찰 조사 결과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020년 1월~2021년 12월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이 중 2021년 7~8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받은 4000만원은 소각처리시설 인허가 로비 대가로 받은 뇌물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송 전 대표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신은 돈봉투 살포 내용을 알지 못했고, 기업인들이 먹사연에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낸 것뿐이라면서다. 아울러 8개월간 검찰이 여러 차례 압수수색해 인멸할 증거가 없고, 신분을 고려할 때 도주 우려 또한 없다고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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