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에 대해 "조속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대차 3법에 대해서는 규제보다는 시장 기능을 활용한 공급 확대를 유도해 풀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 후보자는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에서 "실거주 의무는 국민 주거 이전을 제약하고, 신축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국민들이 이익을 얻는 법률 개정의 경우 소급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실거주 의무 완화 시에는 기존 의무 부과 주택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20일 열린다.
수도권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들은 최초 입주 때부터 2~5년 동안 실거주 해야하며 이를 어길 시 최대 징역 1년 혹은 1000만원의 벌금을 내야한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이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지난 2월 계류됐지만 아직 법안심사소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는 단지는 총 66개 단지, 약 4만4000가구다. 박 후보자는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실거주의무 법 개정 상황을 살펴보면서 실거주 의무로 인한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전세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21년 6월 시행된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도입)에 대해서도 부작용을 언급하며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박 후보자는 "임차인은 계약갱신을 요구해 일부 효과를 보았으나 시장 측면에서 전세 매물 감소, 가격 상승, 임대인과 임차인간 분쟁 증가 등 문제점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규제보다는 시장기능을 활용해 공급확대를 유도하는 것이 전세 가격을 안정화시키고 임차인의 주거를 안정시키는 근본적인 방안"이라며 "공론화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속적으로 피해자가 늘어나고 있는 전세사기를 막기 위해서는 임차정보 상세 공개와 사기 가담자에 대한 일벌배계를 언급했다. 박 후보자는 "적정 시세, 선순위 권리관계, 임대인 체납 여부 등의 정보를 임차인에게 충분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전세사기 범죄에 가담한 임대인부터 공인중개사를 배후 세력까지 철저히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에 대해 ‘선(先) 구제 후(後) 구상권 청구’를 도입해야 한다 주장에 대해선 “공공의 보증금 지원, 채권 매입 등 공적 재원을 직접 투입하는 문제는 국가 재정 운용 원칙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선을 그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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