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경남 창원 자동차 부품 중견기업 씨티알(CTR)공장. 작업장에 들어서자 주황색 로봇팔들이 쉴새 없이 움직이면서 각 부품을 끼워맞추고 있었다. 당장 전면 무인화가 가능했지만, 노사 상생을 중시하는 사풍을 이어가고자 점진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중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부품들은 현대차뿐 아니라 벤츠, BMW 등 전세계 완성차 업체로 나간다.
CTR은 1952년 창업주인 강이준 회장이 부산 국제시장에서 ‘신라상회’라는 이름의 자동차 부품 가게로 출발했다. 현재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씨티알모빌리티를 포함해 9개 계열사를 둔 중견기업으로,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만 43개에 이른다. 올해 4월에는 센트랄에서 CTR로 사명을 바꾸면서 단순 부품사를 넘어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포했다.
CTR그룹은 자동차용 현가(자동차용 차량의 차대 등 프레임에 바퀴를 고정하는 완충장치), 조향(자동차의 진행방향을 바꾸기 위해 바퀴의 회전축방향을 바꿔주는 장치), 정밀가공, 구동 부품을 생산한다. 특히 내세우는 부품은 볼조인트와 컨트롤암이다. 볼조인트는 자동차 바퀴의 상하 및 좌우 방향 전환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관절 부위 부품이다. 자동차 운행을 부드럽게 하고 충격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알루미늄 컨트롤암은 CTR이 자동차 본체와 바퀴를 연결하는 부품이다. 경량화에 성공한 덕분에 전세계 전기차 회사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그룹 매출 1조7300억원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CTR그룹은 현재 10여개 스타트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인공지능(AI)기반 품질 검사를 할 수 있는 아이브, 블록체인 모빌리티 플랫폼 엠블 등에 투자했다. 강 부회장은 “자동차 부품업에서 혁신하자고 말은 하지만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은데 스타트업 직원들과 협업을 하다보면 젊은 감각을 익히고 일하는 방식도 되돌아보게 된다”며 “작게나마 투자해보고 나중엔 인수·합병까지 해나갈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역량을 키우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창원=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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