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18일 대출금리가 5년간 유지되는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연 3.39~4.79%로 책정했다. 지난 15일(연 3.66~5.06%)보다 금리를 0.27%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최저금리가 연 3.5% 아래로 떨어진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연 0.75%에 그쳤던 2021년 9월 말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국민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최저금리는 지난 10월 30일까지만 해도 연 4.39%에 달했다. 10월 말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처음 연 5.0%를 넘어설 정도로 글로벌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고정형 주담대 대출 원가에 해당하는 은행채 금리가 치솟은 결과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미국의 긴축 완화 기대가 확산하며 국내외 채권 금리가 안정되자 국민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49일 만에 1%포인트 급락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5년 만기 은행채(AAA·무보증) 평균금리는 10월 26일 연 4.81%에서 이달 15일 연 3.853%로 1%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13일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있었다”고 밝힌 직후 국내 5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5월 22일(연 3.955%) 후 7개월 만에 연 3%대로 떨어졌다.
은행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다른 은행들도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낮추고 있다. 농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최저금리는 10월 30일 연 4.5%에서 이날 연 3.53%로 0.97%포인트 하락했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0.7~0.9%포인트 떨어졌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상승한 것은 고정·변동형 두 유형의 주담대 금리를 책정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은행채 금리에 연동돼 시장의 금리 변화를 비교적 빠르게 반영한다.
이에 비해 주요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대부분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된다. 매달 15일 발표되는 코픽스는 전달 8개 시중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다. 예·적금 금리 반영 비중이 80%로 가장 높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발생한다.
주담대를 받을 경우 당장 이자를 적게 낼 수 있는 고정형이 유리하다. 하지만 이달 예금금리 하락 등으로 코픽스가 내려가면 6개월마다 바뀌는 변동형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일단 고정형으로 대출을 받은 뒤 금리 인하 시점에 변동형으로 갈아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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