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18일 국회에서 연석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의견이 모아졌다고 표현하기보다는 중요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며 “필요한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그 과정을 거치면 제가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200여 명이 참석한 연석회의는 새 비대위원장으로 누가 적합한지를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그간 당내에선 한 장관을 비롯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이날 회의에선 한 장관 인선에 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한 장관 추대를 주장하는 쪽은 대중적 인지도와 대야 투쟁력, 비(非) 여의도 출신에서 나오는 참신한 이미지를 한 장관의 장점으로 꼽고 있다. 대다수 참석자는 한 장관을 총선 국면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다만 후보 공천 등 총선 전 당을 이끌 비대위원장 자리가 한 장관에게 적합한지를 두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한 장관 역할론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다만 ‘선거 직전에 등판시키기 위해 아껴 써야 한다’ ‘선거대책위원장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오갔다”고 전했다. 이 밖에 비주류를 중심으로 ‘현실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 ‘대통령이 내리꽂았다는 프레임이 우려된다’ 등의 우려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정치권에선 친윤계의 힘이 빠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동훈 대세론’은 김성원 여의도연구원장, 김석기 최고위원 등 친윤계가 지난 15일 의원총회에서 주장하며 불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일부 친윤 인사가 연석회의 참석을 앞둔 당협위원장을 상대로 물밑 설득 작업을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날 회의도 사실상 한 장관을 추대하기 전 ‘명분 쌓기용’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올 3월 전당대회에 나오려던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를 위해 친윤계가 연판장을 돌려 관철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찾기 어렵고 친윤계 주장에 대한 당내 반발도 크다”며 “그만큼 친윤계 인사들에 대한 당내 반감이 작지 않다”고 했다.
양길성/박주연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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