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시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초구는 이르면 내년 1월 말부터 구내 이마트, 롯데마트, 킴스클럽 등 세 개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기존 둘째·넷째 주 일요일에서 둘째·넷째 주 수요일로 바꿀 방침이다. 서초구는 20일 유통업계와 상생 협약식을 열어 이 같은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서울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전환이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적으로는 대구시가 지난 2월 처음으로 대형마트 휴무일을 월요일로 바꿨다. 이어 충북 청주시는 5월부터 휴무일을 일요일에서 수요일로 변경했다.
유통업체들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도입된 2012년 이후 10여 년 만에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은 대규모 점포와 중소 유통업의 상생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각 시·군·구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의무휴업일을 조례로 지정했는데, 주로 한 달에 두 차례 일요일에 의무적으로 쉬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일요일에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것이 불편하다는 소비자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대형마트 휴점으로 인근 소상공인 매출도 덩달아 감소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졌다.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꿨을 때 효과도 긍정적이었다. 대구시는 대형마트의 휴무일을 평일로 전환한 후 6개월간 슈퍼마켓, 음식점 등 주요 소매업(대형마트, SSM 제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서초구에 이어 서울시내 다른 자치구에서도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는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도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월 국정감사에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거리라는 게 지역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로 (평일 변경이) 진척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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